2018년 9월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를 구입했다. 1990년대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세가 새턴 이후 20여 년만에 돌아온 콘솔의 세계. 2000년대 초반 이후 PC게임도 하지 않아 간혹 즐기던 모바일 게임이 전부다보니 타이틀 선택에 어려움을 느꼈는데, 아이들과 할 수 있을만한 게임이 뭐가 있을까 알아보던 중 눈에 띈 것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30주년 컬렉션‘과 가볍게 즐길 수 있을 법한 ‘피파 19‘였고, 그리고 당시 신작으로 기대가 높았던 ‘마블 스파이더맨‘이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피파는 간혹 아이들과 플레이하고, 처음 써보는 듀얼쇼크에 적응하고자 스파이더맨도 틈틈히 플레이했다. 하지만 패드와 게임에 적응할만큼 충분히 플레이하지 못 했고 오랜 기간 플레이스테이션은 잠들어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설연휴 즈음 무슨 이유에선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둘러보던 중 게임을 할인한다는 걸 발견했고, ‘저니’와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GOTY 에디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 등을 구매해서 플레이하며 이제는 플레이스테이션에 적응하였다. 2020년 올해 엔딩을 본 게임을 정리해보았다.
저니 [9/10]
“모르는 사람과 함께 같은 꿈을 꾼 느낌 “
몽환적인 그래픽의 인디 게임. 특별한 튜토리얼이랄 것도 없고 복잡한 커멘드도 없으며 어떠한 대화나 메시지도 없다. 그저 목적지로 가기 위해 이리저리 이동하고, 간혹 만나게 되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것이 전부인데도 묘한 매력이 있다. 환상적인 배경에서 경험적으로 알게 되는 조작을 통해 이 세계를 느끼게 된다. 흔히 얘기하듯 게임을 하면서 힐링이 되는 게임이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딩을 보기까지 2시간 남짓 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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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츠 오브 스톤 [8/10]
· 블러드 앤 와인 [9/10]
“잘 짜여진 또다른 세계에서 게롤트가 되어 생활한 기분 “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제대로 플레이한 첫 게임으로, 이 게임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에 적응할 수 있었고, 이후 다른 게임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작년 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위쳐를 처음 접했고, 검색을 통해 다소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이 게임을 명작 또는 인생작으로 꼽는 평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소설과 2편의 게임을 통해 세계관이 잘 구축되어 있고, 플레이 중 만나는 수많은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며, 그들과의 관계도 일관적이다. 유튜브 등을 통해 위쳐 세계관에 대해 기본 지식을 쌓고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검색을 통해 그 인물의 내력과 다른 인물과의 관계, 그와 관련된 사건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였다. 메인 퀘스트와 큰 연관성이 없는 서브 퀘스트도 있기는 하나 대체로 배경이 되는 세계에서의 사람들의 인식이나 문화 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2개의 확장팩은 본편과 또 다른 이야기를 다루며,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한다든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도시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엔딩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본편이 약 123시간, 하츠 오브 스톤이 약 20시간, 블러드 앤 와인이 약 70시간가량으로 총 214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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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프트 비하인드 [9/10]
“왜 명작으로 불리는지 몸소 느낀 흥분된 시간 “
플레이스테이션의 대표적인 독점작. 이 게임은 캐릭터의 감정, 캐릭터 간의 관계를 글로 설명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표정이나 행동, 대화나 혼잣말 등을 통해 그들의 감정과 관계 변화를 느끼게 된다. 제한적인 재료 수급, 일부 정면승부가 불가능한 적의 존재 등으로 인해 플레이 내내 머리를 쓰고 긴장하며 플레이하게 되는 점도 훌륭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두 주인공의 관계가 점차 변화하는 것을 작은 행동, 대사 한 마디 등으로 표현한 것은 정말 놀랍다. 특히 엘리가 데이빗을 물리치고는 울부짖고, 조엘이 그런 엘리를 안아주는 장면에서의 둘의 표정과 짧은 대사들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확장팩에서는 본편 이전의 이야기와 본편에서 넘어갔던 부분을 다루는데, 분량도 적고 전투도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본편은 약 20시간, 확장팩은 약 3시간 플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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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조금은 불편한 한 편의 영화”
처음 접해본 액터랙티브 장르의 게임. 안드로이드 3명의 스토리를 각각 진행하게 되는데, 각 주인공의 스토리도 흥미롭고 여러 가지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많아 몰입도가 높다. 주변 인물과의 관계, 앞선 고민의 결과 등을 토대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각 선택에 따라 이어지는 스토리가 달라지다 보니 선택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간혹 선택에 따른 주인공의 행동이나 결과가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플레이했으나, 느릿느릿한 움직임이나 조작감, 순간적으로 나오는 QTE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는 등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는 장르라고 생각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엔딩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시간 정도.
관련 글 보기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9/10]
· 감추어진 존재 [8/10]
· 파라오의 저주 [8/10]
“아름다운 고대 이집트를 여행한 느낌”
기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변경된 점이 많아 평가가 엇갈리지만, 기존 시리즈를 플레이하지 않은 입장에서 매우 만족스럽게 플레이하였다.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암살과 전면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등 전투가 재미있고, 전반적으로 그래픽과 컷신의 연출 등이 훌륭해 보는 재미, 스크린샷을 찍는 재미도 상당하다. 다만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의 조화, 입체적인 캐릭터의 표현은 다소 부족한 편이고, 막판에 스토리가 급진적으로 전개되는 부분은 조금 당황스럽다. 2개의 확장팩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감추어진 존재는 본편에서 창설된 암살단의 활동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소 짧기는 하지만 본편과의 연계가 잘 되는 편이다. 파라오의 저주는 수수께끼의 유물로 인해 되살아나는 파라오들의 이야기로, 4명의 파라오마다 특색 있는 내세가 구현되어 색다른 분위기와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첫 플래티넘 트로피를 받은 게임으로, 본편 122시간 30분, 감추어진 존재 11시간, 파라오의 저주 24시간 30분으로 총 158시간 플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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