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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짜리가 200원이 되었다면 몇 배가 증가한 걸까?

100원짜리가 200원이 되었다면 몇 배가 증가한 걸까?


흔히 접할 수 있는 답은 ‘2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너무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에 대해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신문 기사 등 미디어에서도 내 생각과 다른 답은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로 돌아가서 원래 100원이었는데 200원이 되었다면 100원이 증가하였고, 증가한 100원은 원래의 100원의 1배다. 그러므로 100원이 1배가 증가하였다고 하거나, 100원이 2배로 증가하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퍼센트로 표현해도 마찬가지다. 원래 100원이었는데 100%가 증가해서 200%인 200원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1)   \begin{align*}200 &= 100 + \boldsymbol{100} \\&= 100 + \boldsymbol{( 100 \times 1 )} \\&= 100 \boldsymbol{\times 2} \\&= 100 + \boldsymbol{( 100 \times 100\% )}\end{align*}


인터넷에서 관련 내용을 검색해보면 꽤 많은 글이 나오는데 그 글 중에는 ‘내 돈 만 원이 2배(200%) 증가하면 2만 원이지 왜 3만 원이냐’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말했지만 이런 계산방식은 신문 기사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저 댓글대로라면 만 원이 2배 증가해서 2만 원이 되었으니, 1배 증가하면 만 원, 0.5배 증가하면 5천 원이 되어야 하는데, 이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1배가 증가했어야 하는데 전혀 증가하지 않았고, 0.5배가 증가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감소했다.

(2)   \begin{align*}10,000 \boldsymbol{+ (10,000 \times 2 )}  &= 20,000?\end{align*}\begin{align*} \boldsymbol{30,000}  &= 10,000 \boldsymbol{+ (10,000 \times 2 )} \\ &= 10,000 \boldsymbol{+ ( 10,000 \times 200\% )} \\&= 10,000 \boldsymbol{+ 20,000} \\\boldsymbol{20,000}  &= 10,000 \boldsymbol{+ ( 10,000 \times 1 )} \\ &= 10,000 \boldsymbol{+ ( 10,000 \times 100\% )} \\&= 10,000 \boldsymbol{+ 10,000} \\\boldsymbol{15,000}  &= 10,000 \boldsymbol{+ (10,000 \times 0.5 )} \\ &= 10,000 \boldsymbol{+ ( 10,000 \times 50\% )} \\&= 10,000 \boldsymbol{+ 5,000} \\\end{align*}

내가 혹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검색하다가 국어국립원 홈페이지의 온라인가나다에서 혼란스러운 글을 접하게 되었다. ‘2배 증가하다’, ‘2배 증가하다’가 아닌 ‘2배 증가하다’에 대한 해석이다.


‘~배 증가하다/~만큼 증가하다/~으로 증가하다’는 모두 결과 값을 고려한 표현으로서 ‘~배 증가하다’는 ‘결과 값’을 ‘기존 값’으로 나눌 때, ‘~만큼 증가하다’는 ‘결과 값’을 ‘기존 값’으로 뺄 때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으로 증가하다’는 ‘방향’을 나타내어 ‘기존 값’이 ‘결과 값’으로 이동했음을 나타냅니다.((~배 증가하다(국어국립원, 2011.09.26.)))

위 답변을 정리하면, 100원이 2배가 증가하면 300원이, 2배로 증가하면 200원이, 2배 증가하면 200원이 된다는 의미다. ‘2배 증가했다’는 표현이 어떻게 ‘2배가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조금 더 검색해보니 같은 온라인가나다에 아래와 같은 답변이 있었다.


‘2배 증가했다’를 ‘2배로 증가했다’로 해석하여 ‘200’으로 보기도 하고 ‘2배가 증가했다’로 해석하여 ‘300’으로 보기도 하나, 문법적으로는 잘 생략되지 않는 ‘로’보다는 ‘가’가 생략되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2배가 증가했다’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2배 증가하다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요?(국어국립원, 2017.05.03.)))

‘2배 증가했다’를 ‘2배로 증가했다’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지만, 앞선 답변보다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로’가 생략되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니 ‘2배 증가’는 ‘2배가 증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해석이다. 개인적으로 ‘2배로 증가하다’라는 말을 ‘2배 증가하다’로 생략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100원짜리가 200원이 되었다면 1배가 증가한 것이며, 원래의 2배가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만 원이 열 배 감소한다면 얼마일까?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인터넷 게시물이나 신문 기사, 유튜브 등에서 보고 들을 때마다 도저히 의미를 이해할 수 없던 ‘몇 배 감소’라는 표현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만 원이 열 배 감소’한다거나 , ‘확률이 이전보다 몇만 배 감소했다’는 식의 표현을 접할 때면 이해를 포기하곤 했다. 만 원이 열 배 감소하면 만 원의 열 배인 십만 원이 줄어들어 마이너스 9만 원이 되는 것인가. 확률이 100% 이상 감소할 수 있는 것인가.

(3)    \begin{align*}10,000 - ( 10,000 \boldsymbol{ \times 10}) &= 1,000?\end{align*} \begin{align*}10,000 - ( 10,000 \boldsymbol{ \times 10}) &= \\10,000 - (\boldsymbol{100,000}) &= \boldsymbol{-90,000} \end{align*}

인터넷에 있는 사례들을 보고 억지로 이해해보자면, ‘열 배 감소’는 통상 ‘1/10로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물어보니 ‘열 배 감소’면 간단히 ‘나누기 10’을 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온라인가나다에도 유사한 질의응답((4에서 2로 2배감소 한다.(국어국립원, 2009.10.30.)))((급감, 감소,인하 등의 경우 몇 배의 표현(국어국립원, 2018.04.24.)))이 있는데, 결론은 사람들이 ‘감소’에 대한 표현을 굉장히 높은 확률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 원이 열 배 감소하면 마이너스 9만 원이 되며, 만 원짜리가 천 원이 되었다면 이는 ‘90% 감소’, ‘1/10로 감소’와 같이 표현해야 한다.

(4)   \begin{align*}10,000 - (10,000 \times \boldsymbol{90\%}) &= \\10,000  \times \boldsymbol{ 1 \over 10 } &= 1,000\end{al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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